거식과 폭식의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됐다
SNS에 ‘프로아나’를 검색하면 “같이 먹토(먹고 토하기)해요” “150cm 28kg가 목표인 중딩입니다” “‘개말라’되고 싶어요” 같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로아나(pro-ana)는 찬성한다는 뜻의 영어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의 합성어로, 거식증을 지향하는 이들을 가리켜 프로아나족이라고 부른다.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는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섭식장애를 17년간 겪은 저자 김안젤라의 에세이로, 폭식증을 치료하며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고 패션 잡지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날씬해지고 싶어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깡마른 몸이 될 때까지 굶어가며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했다. 그저 조금 더 마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 부작용은 심각했다. 폭식증이 뒤따른 것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온 폭식증의 반복된 발병과 치료 과정을 되짚으며, 쉬이 드러내기 어려웠던 섭식장애 문제에 대해 진솔히 털어놓는다.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은 폭식증을 용기 내어 마주하고, 극단적으로 마르길 바랐던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잘못된 미의 기준을 만들어낸 다양한 심리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문제를 지적하고, 우리 사회가 섭식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가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그들을 깊이 이해하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