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26세의 외국인 봉사단원 폴 코트라이트가 목격한 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기록이 4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한센병 환자를 도우며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그가 5.18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휩쓸려간 과정이 세밀한 묘사, 생생한 대화로 복원됐다. 여러 매체들 덕분에 이미 잘 알게 된 광경임에도 외국인의 눈을 통해 보니 새롭게 아프다.
그는 40년이 지난 지금에야 세상에 나오는 이 책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그간 5.18을 떠올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그날이 구체적으로 괴롭다. 여전히 사과하지 않는 이들과 아픈 기억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자들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일은 그날의 참상을 빼곡히 기억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