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먼 인 골드>는 나치에게 몰수당한 가족의 그림, 구스타프 클림트의 '레이디 인 골드'를 둘러싼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히틀러가 유럽에서 가장 큰, '총통 박물관'을 건설하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품었다는 것도 유명한 이야기다. 히틀러가 약탈하고 감추어 놓았던 그림, 독재자가 사랑한 낯선 화가의 이름을 미술관을 거닐다 만난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가 그것. 히틀러 때문에 사라진 미술품을 찾아내는 특수부대 이야기, 영화 <모뉴먼츠 맨>에도 이 그림이 등장한다. 17세기의 네덜란드 '무명 화가'의 그림이 이 그림을 둘러싼 맥락과 함께 보면 한층 풍성해진다. 시체를 찾아다닌 화가 제리코, 자기 아들을 잡아먹는 아버지를 그린 궁정화가 고야 등 그림에 얽힌 이야기로 미술관을 만난다.
파리의 한국인 문화해설사, 가이드 진병관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와 함께 미술관을 여행한 이들이 남긴 여행의 추억을 여럿 읽을 수 있다. 루브르며 오르세 같은 미술관을 당분간은 직접 방문할 수 없다면, '취향의 방', '지식의 방', '아름다움의 방', '죽음의 방', '비밀의 방'으로 큐레이팅한 이 기묘한 미술관으로 걸음해보는 게 어떨까. 언젠가 파리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다정한 가이드가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