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와 그의 양자 아우구스투스 황제, 페리클레스와 키케로,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같은 당대의 정치가나 학자 그리고 여기에 비너스, 제우스, 헤르메스 같은 신화의 주인공들까지 더하면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시대를 이야기할 때 필요한 거의 모든 재료가 준비된다. 아, 파르테논 신전과 콜로세움처럼 도시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건축물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러나 그 찬란한 신화와 역사도 계속 듣다 보면 지루해진다. 그래서 가끔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전염병과 홍수, 전쟁과 약탈로 황폐해진 도시의 이면과 그 속에서 살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 말이다.
그리스 로마인들의 의복 문화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으며 술은 얼마나 마셨는지,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고 어떻게 시간 약속을 했는지, 얼핏 사소해 보이지만 누구나 한 번 쯤은 궁금해했을 법한 시대의 일면들을 속속들이 파헤쳐 놓는다. 이야기는 36개의 질문과 함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평균 키와 수명, 상위 1%의 부는 어느 정도였는지부터 가장 돈을 잘 버는 직업은 무엇이었는지, 검투사들은 어떤 식이 요법을 썼는지까지, 모르고 지나가기엔 아까운 재미난 주제들이다. 시시콜콜하지만 결코 시시하지 않은, 삶의 장면들을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