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바로 이 지점, 즉 약속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나는 위도와 경도의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열일곱인지 스물일곱인지도 확실치 않은 십대지만, 어쨌거나 계속 서로의 곁에 앉아 있다. 손을 만지거나 허벅지를 주무르기도 한다. 그들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서로의 곁에 있는 대신, 서로의 곁에 있기 위해 약속들을 만든다. 결혼식 또한 이 같은 주먹구구식 약속에 포함된다. 이 과정은 내가 생각한 ‘하이틴 러브’의 낭만적 사랑과는 분명 달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