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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났다. 그날 이후 일 년이 지났지만 연서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 벌을 받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그냥 보낸다. 사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돌아갈 일상이란 대체 무엇인가? 살아남은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비로소 피해자처럼 보일까.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연서는 하천을 걷다 우연히 왝왝왝 울고 있는 소릴 듣고 홀린 듯이 하수구 아래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주친 선명한 두 눈. 어디서 본 것 같은 소년, 왝왝이었다.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발음하기 어려운 책의 제목처럼 낯설게 다가오는 이 이야기는 여러 파문을 일으킨다. 유난히 재난과 가깝다고 여겨지는 요즘이다. 감히 그 사건들을 입에 올릴 수도 없다고 여겨진다. 너무나 두렵고 큰일이기 때문에 아예 없던 일 취급하는 것도 다반사다. 그런 다반사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추모하고 애도하고자 하는 이들의 입을 막아버린다. 연서가 다니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연서가 피해자처럼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힘든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 짓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추모식은 대입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받는다.
불행하게도 이 이야기가 그저 픽션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기억은 힘이 세다는 말, 잊지 않겠다는 말을 단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가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왝왝이가 그곳에 여전히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