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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적과 맞서 싸우기" 아멜리 노통 하면 떠오르는 것. 적과 나. 대화와 논쟁. 영리한 말장난과 낭비없는 전개. 가차없이 독자를 휘몰아치다 정점에서 가볍게 톡 밀어 떨어뜨리는 얄궂음. 2003년 아멜리 노통의 최신작 <앙테크리스타> 역시 다르지 않다.
10대 여자애라는 게 그렇다. 늘 누군가 부럽고 세상의 문 앞에서 멈칫멈칫, 어정거린다. 미성숙한 육체에 갇힌 조숙한 영혼. 성숙한 육체와 어른의 매너를 지닌 동성 친구는 경외의 대상이다. 언제나 그렇듯 반하는 건 한 순간, 먼저 매혹되는 자가 약자이다. "첫날, 그녀가 웃는 걸 보았다. 순간, 나는 그녀가 알고 싶어졌다."
소심한 책벌레 소녀 블랑슈는 화려한 스타일의 크리스타에게 이끌린다. 행인지 불행인지 크리스타 역시 그녀에게 접근해온다. 이후 블랑슈의 부모와 집, 방과 침대, 정신세계까지 차례차례 점령해가는 크리스타의 당당한 행보.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크리스타는 블랑슈를 깔아뭉개고, 아무말 못하고 구석자리로 내몰리는 블랑슈의 생활은 점점 악몽이 되어간다.
계속되는 불면의 밤, 블랑슈의 머릿속에서는 집회가 벌어진다. 크리스타가 옳다고 설득하고 아니라고 반박하고. <반지의 제왕>의 골룸처럼 그녀는 두 개의 입장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인다. 대화의 치열함은 언제나의 노통 그대로.
계속되는 공주와 시녀 놀이 끝에 블랑슈는 마침내 명명한다. 얘는 "크리스타가 아니야. 앙테크리스타(종말 직전에 나타나 혹세무민한다는 사이비 그리스도-앙테크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이름)야!"
<살인자의 건강법>, <로베르 인명사전>처럼 10대의 신체와 정신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계속된다. '고독과 자기혐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 결코 채워지지 않는 욕망, 무익한 고뇌, 억눌린 분노, 쓰이지 않는 에너지'로 채워진 10대의 몸. "여섯 살에는 옷 벗는 일이 아무것도 아니다. 스물여섯 살에 옷 벗는 일은 이미 낡은 습관이다. 열여섯 살에 옷 벗는 일은 가혹한 폭력이다." '갑작스레 자신의 생활에 끼어드는 침입자'라는 면에선 <오후 네 시>가 연상되기도.
'팽팽하게 시위가 당겨진 활과 화살'같은 소설이다. 시위가 당겨지기까지의 긴장된 기운, 화살이 활을 떠나 날아갈 때의 우아함, 곡선을 그리다 과녁 앞에서 뚝 떨어지는 비약과 좌절. '한순간에 불타버리는 에너지'같은 아멜리 노통의 신작. - 박하영(200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