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 유인원 책임사육사인 진이는 침팬지 구조 요청을 받고 인동호로 향했다.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동물은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 함께 떠난 스승 장 교수는 그날따라 그 보노보에게 이름을 붙여주자는 제안을 하고, '지니'라고 명명한다. 지니의 이름을 읊조리던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한 교통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진이는 사고 현장에 있었던 '청년 백수' 민주와의 거래를 통해 모든 걸 되돌리기 위해 분투를 시작한다.
정신병원에 갇힌 두 남자의 탈출기를 그렸던, <내 심장을 쏴라>를 사랑했던 독자가 특히 반가워할 빛깔의 이야기일 듯하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숲'을 여행했던 작가가 연둣빛 다정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인생의 마지막 3일, 우리의 정신은 어디에 머무를 것이며,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스릴러가 아닌 판타지로 돌아온 이야기꾼 정유정. 나의 삶이 아닌 지니의 삶까지 함께 생각하는 다정함을 잃지 않은 인간다움으로,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다시 눈부시게 삶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