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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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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 이상기후로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워진 지구에서 인간과 AI가 조건 없는 우정으로 서로를 지켜내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휴먼의 근사치』는 떠오르는 신예 김나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영화를 분류하고 적합한 태그를 다는 주인공 한이소는 자신의 태그에만 오류를 일으키는 AI 로봇 ‘이드’로 인해 해고 위기에 놓인다. AI의 진화를 막기 위해 자신이 사라져야 하는 상황에서 한이소는 우연히 ‘이드’를 만나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전해 듣는 한편, 이드는 한이소의 탈출을 돕기에 이른다. 모든 관계 사이에서 ‘살아 있음’의 근거가 무엇인지 예리하게 파고드는 이 작품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자 낯선 여정에 오르는 인물들을 통해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선사한다. 1. 이런 방식으로 태어나는 것 ![]() : 인간은 인간이라는 가치와 의미를 버리는데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고 인간을 휴먼의 근사치에 올려놓는다. 인간은 자신이 비인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비인간은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모르는 막막한 오늘과 내일. 삶은 신념에 따라 변하고 인간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인간이 아닌 인물에게 듣고 배웠던 소설의 시간 속에서 몸과 마음이 간지러웠다. 나도 모르게 다시 휴먼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휴머니즘’이라는 빛바랜 단어의 자리에 이 소설을 놓고 싶다. : 70일 동안 내린 비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그리는 이 소설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무엇인지, 인간으로서 무엇을 사유하고 추구할 것인지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세계를 구성하는 정교한 설정이 담담한 어조 속에서 반짝이며, 이는 곧 풍부한 사유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 『휴먼의 근사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질문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흩뿌린다. 이로써 인간 실체의 아름답지 않은 일면을 마주하면서도, 우리는 기어코 인간이 되고자 하는 안드로이드의 여정을 응원하고 그가 느끼는 감정에 함께 웃게 된다. 행복의 단계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소설이 우리를 친절하고 절절하게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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