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였던 저자 썸머(한국 이름 하정)은 해외 자원봉사를 한다며 아일랜드의 장애인 마을 ‘캠프힐'에 날아가 그곳에서 빵을 구우며 1년을 보내기로 한다. 호기로운 시작이 무색하게 영어도 못해, 시스템도 달라, 나이도 많아... ‘빵 굽는 마더 테레사’는커녕 부적응자가 되어 울적한 나날을 보냈다… 로 끝났다면 이렇게 책이 되지 않았겠죠?
웅크리고 있던 썸머를 향해 손을 내민 이상한 사람들이 고라니마냥 출몰하더니 곧이어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이상한 현장들이 펼쳐지고, 썸머는 점점 이상한 나라에 물들어 이상한 선택을 연거푸 하더니 결국 더 이상한 사람이 되어 한국에 돌아온다. 여행 기념품은 이상한 말이 잔뜩 적힌 사전 한 권! 과연 돌아온 곳에도 서로의 이상함을 알아채줄 친구들이 있을까?
불편한 것, 모자란 것을 버리는 게 아니라 삶에 데려가는 방안을 궁리하는 나라, 공간과 물건, 시간을 꼭 쥐고 혼자 쓰는 게 아니라 타인과 나누는 나라, 일은 배워서 하는 게 아니라, 하는 것으로 배우는 나라, 열심히 잘 하는데는 관심없고, 나서서 재밌게 해야한다는 나라를 누빈 1년. 이 책을 다 읽은 후 당신은 자각할 것이다. ‘와... 나 이상한 거 좋아하네...’라고!
서울 북촌에서 잘생긴 고양이 동동이와 산다. 어려서는 엄마가 좋아하는 대로 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살고 싶은 대로 산다. 여전히 미래직업과 장래희망을 궁리한다. 무엇을 하고 살든지 내게 일어나는 사적이고 사소한 사건을 ‘대단하지 않되 그럴싸한 책’으로 엮는 일은 꾸준히 하고 싶다.
_쓴 책
『이상한 나라의 괜찮은 말들』(좋은여름, 2022)
『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좋은여름,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