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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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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천년고도의 곳곳을 도보로(가끔은 자전거로) 답사하며 기행문을 채워나가는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연구원이 있다. 한겨레신문 기자이기도 한 그가 독자들을 처음 안내하는 장소들은 긴가쿠지(금각사), 가쓰라리큐(일본 황실정원) 등 한국인들에게도 이제 제법 익숙한 교토의 명승들이다. 하지만 점점 현지인들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 도시 이곳저곳에 숨은 관광 스폿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교토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일본적’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법, 그리고 탐미적인 일본인들도 놓치는 – 그렇지만 한국인이라면 간파할 수 있는 - 미학의 정수로,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저 아득한 시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전방위 고품격 인문 기행기. 책을 읽기에 앞서 011 ![]() : 이인우 기자가 교토에 연구원으로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좀 놀랐다. 해가 지나고 지나 그 ‘연구결과’인 이 한 권의 인문기행록을 읽어보니, 저자는 바다 건너 교토에서 궁리도 무척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고, 튼튼한 두 발로 여행도 참 부지런히 다닌 것 같다.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는 교토의 명승을 탐방하며 일본 특유의 정물적 미학을 감상하는 한편, 대상에 시간성과 공간성을 부여하여 그 특유의 물신주의적 성격을 지양하는 책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본인들은 사물이건 직업이건, 어떤 것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끈기와 의지를 기울여 빼어난 예술품을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이다. 실로 장인의 민족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듯 그들은 사물의 경계를 넘어서는 이해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테마들은 굳이 안 보이는 쪽에 밀어두려는 경향이 있다. 나는 한국인들이, 특히 한겨레 이인우 기자라면 그런, 일본인이 대개 놓치고 있는 문제를 늘 고민해 온 사람이라 확신한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비로소 일본이 자랑하는 예술도시, 교토의 아름다움이 ‘보편성’을 획득한다고, 심지어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얘기하면 지나친 말일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국인이 일본인들을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다. 한일 간의 친선우호의 신호등이 될 만하다. : 정갈한 문장과 풍부한 인문적 식견, 아름다운 사진으로 채워진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를 통해 교토라는 매력적인 도시가 우리 앞에 생생하게 현전(現前)한다. 교토의 명소와 거리, 절을 소개하고 교토 곳곳에 아로새겨진 도래인의 흔적을 탐문하는 이 책은 단지 이국의 고도(古都)에 대한 접근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에게 교토라는 공간이 지닌 문화적·역사적 의미를 흥미진진하면서도 뼈아프게 살핀다. 저자 이인우는 에필로그에서 시인 윤동주를 호명하며, “동주는 교토에 다시 돌아가(오)고 싶어하지 않았을까?”라고 적었다. 시인의 슬픈 운명과 교토의 매력을 한껏 상징하는 이 문장은 왜 우리가『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를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마디로 청년 윤동주를 생각하며 교토의 골목골목을 거닐고 싶게 만드는 뜻깊은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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