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렇게 생겨서 '둥그배미'라 불리는 논이 들려주는 네 계절 이야기. 논이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져 우리의 주식 벼를 키워내는 과정이 간결한 글과 소박한 그림으로 펼쳐진다. 중간중간 가로가 긴 펼친 그림을 삽입해, 도시 아이들이 잘 모르는 농촌의 정경에 쉽게 다가가게 한다.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봄. 둥그배미는 바쁘기 그지없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녹이고, 주인이 주는 거름을 흡수해 한 해 농사를 시작하기 위한 기지개를 편다. 이른 봄 보리가 자랐던 논은 초여름이 되면 모내기를 하고, 농사꾼의 발소리와 땀방울을 먹고 여름을 보내고, 가을 신나는 추수를 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밥상에 떨어진 밥풀까지 주워 드셨는지를 알 수 있다. 농사와 농기구에 대한 이야기, 흥겨운 민요, 전래 놀이, 아름다운 농촌의 생태계, 옛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농촌 아이들의 장난이 빼곡히 담겨 있다.
다만 많이 아쉬운 것은 이 책과 같이 아름답고 정다운 농촌이 이미 우리 주변에서 사라졌다는 것. 아이들은 책에서밖에 정겨운 농촌의 사계를 볼 수 없다.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진메 마을이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해 더욱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책 앞뒤 면지에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만화로 소개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놓치지 말고 꼭 읽을 것.
충북 제천의 월악산 아래에서 텃밭을 가꾸며, 틈틈이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지은 책으로 《우리가 사는 자연》, 《할머니에겐 뭔가 있어!》, 《세 엄마 이야기》, 《어진이의 농장 일기》 등이, 그린 책으로 《이상한 귓속말》, 《글자 없는 그림책》, 《나는 둥그배미야》 등이 있다.
청소년 소설 5위 (브랜드 지수 474,743점), 국내창작동화 11위 (브랜드 지수 421,029점), 외국창작동화 12위 (브랜드 지수 98,86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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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아프리카에서 독일로 이주해 온 외국인 노동자 가족 이야기. 까만 피부색 때문에 ‘커피우유’라는 별명을 얻은 샘과, 얼굴에 난 주근깨 때문에 ‘소보로빵’이란 별명을 갖게 된 보리스가 벌이는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슬픔의 골을 지나 환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 가족이 겪는 폭력과 위기감, 사회와 친구들로부터 정신적·육체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으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아이의 심리가 정밀하게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