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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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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젊은이의 지적 능력은 미디어나 전자 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 능통하고 정신없이 바쁜 고교 졸업반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지적인 질문을 던지면 어떨 것 같은가. 이들은 대체로 체크카드, 휴대전화, 마이스페이스 페이지, 파트타임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지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뭐든 잘 알 것 같은 당당함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 필립 로스가 2000년 『휴먼 스테인』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가장 멍청한 세대’라는 표현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물론 젊은이가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가장 멍청한 세대는 이런 습관을 야단스럽고 지속적인 것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인류 역사상 물질적 조건과 지적 성취 사이에 이토록 깊은 골을 만든 집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이토록 많은 기술 향상을 겪고도 이토록 보잘것없는 정신 발전을 이룬 이들도 없었다. 이 책은 ‘가장 멍청한 세대’의 탄생과 특징을 지식, 독서, 영상, 학습, 전통, 미래 등 총 6장에 걸쳐 상세히 기술한다. 국가 규모의 방대한 조사·연구 결과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은 그의 논지를 견고하게 뒷받침해준다. 그는 시대를 잠식하는 무지와 무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적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이르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 독서의 종말이라는 우울한 주제를 다루었으며, 우리가 시급히 생각해보야야 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나쁜 소식을 상쾌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풀어냈으며, 수많은 교육 통념을 통렬히 깨뜨린다. :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정보를 접하는 방식이 어떤 문제에 부딪혔는지 날카로운 식견을 보여준다. : 청소년이 인터넷으로 말미암아 자기중심적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것에 어떻게 점점 무지해지는지 증명해준다. : 당신이 20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단 한 권의 책이다. : 저자인 마크 바우어라인은 영문과 교수이다(에모리 대학 교수이므로, 국문과 교수로 이해한다면 책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음). 얼핏 보면 책은 인문학자로서의 노교수가 요즘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가장 멍청한 세대(the dumbest generation)’라고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난과 비판의 차이가 흠집 내고자 하는가(비난)와 진정 바꾸고자 하는가(비판), 아울러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가(비난)와 존재하는가(비판)의 차원에서 갈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책은 분명 비난보다 비판에 가까운 시선을 담고 있다.
‘가장 멍청한 세대’는 풍요로운 물질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적 성취와는 거리가 멀고, 많은 기술 향상에도 불구하고 정신발전은 보잘 것 없는 세대로서의 요즘 젊은이들을 의미한다. 이들의 삶에 녹아든, 아니 삶 자체가 되어버린 디지털 활동과 오락 등 젊은 세대의 문화 및 생활양식이 얼마나 많은 기회비용(위대한 과거의 지식, 가치, 태도, 습관 및 여러 유산들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유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심지어는 민주주의의 존폐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과 관련해 저자는 애정 어린(바꾸고자 하는) 경종을 울린다. 어찌보면 ‘가장 멍청한 세대’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은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저자의 인식을 보여준다. 책은 이 세대의 탄생과 특징을 지식, 독서, 영상, 학습, 전통, 미래 등 6가지 영역에 걸쳐 다루고 있다. 또한 책은 그 대안들(독서 등)에 있어 젊은이들의 개인적 노력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공동 노력을 강조한다. 저자의 주장대로 독서를 하지 않고, 심지어는 무용하게 여기는 젊은이들의 문제를 굳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야기한 것은 책의 독자에게 ‘가장 스마트한 세대’를 위한 실천적 조력자를 기대하는 듯하다. : 젊은이들은 왜 이렇게 된 걸까? : 디지털시대와 가장 멍청한 세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4년 12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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