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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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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8권. 2011년 신예로 등장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존 클라센의 대표작 모자 이야기의 세 번째 책이다. 2011년 <내 모자 어디 갔을까?>, 2013년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모자 1, 2편에 이어 욕망과 관계의 세계를 깊게 짚어 내는 작가의 안목, 간결하고 명료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구성, 유머와 재치 속에 돋보이는 긴장미, 감각적인 편집디자인이 여전히 돋보인다.
모자 1, 2편에 이어서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는 독자를 목격자, 판단자, 그리고 염탐꾼으로 만든다. 이야기 속 동물들은 서로를 속이며 능청스럽고 뻔뻔하게 행동하고 대화를 하지만, 독자를 속이지는 못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 작가는 눈동자의 움직임 하나로 캐릭터들의 마음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독자는 캐릭터들의 비밀스러운 감정을 이해하는 동안 마치 이야기의 비밀을 쥐는 듯한 느낌을 얻게 되고, 책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깊은 여운과 흥을 얻는다. 목차 없는 상품입니다. : 반지의 제왕’ 이후 가장 가슴을 멎게 하는 결말을 보여 주는 위대한 3부작 :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 : 아이와 어른을 모두 웃게 만드는 경이로운 책 : 존 클라센은 모자 전문가다. ‘내 모자 어디 갔을까?’로 혜성처럼 나타나더니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로 주요 그림책 상을 휨쓸면서 장안의 지가를 올렸고, 이제 ‘모자를 보았어’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두 거북이 모자 하나를 두고 벌이는 욕망의 관계. 둘 다 못 가질 바에야 모자를 그냥 놔두자고 거북1이 제안하지만 거북2는 못내 욕망을 떨치지 못한다. 거북1이 잠든 한밤중에 거북2가 모자를 향해 슬그머니 다가가지만 꿈속에서 둘 다 모자를 가졌다는 거북1의 말에 모자로 향하던 발길을 친구 곁으로 돌린다. 두 거북이 똑같이 모자를 하나씩 쓰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마무리에 마음이 따뜻하게 그득해진다.
앞의 두 편이 훔치고, 쫓고, 깔아뭉개고, 잡아먹는 욕망의 극단을 보여주는 데 반해 이번에는 초탈이 그려진다. 앞 책들에 담긴 옛이야기적 폭력성에 흠칫하던 독자도 이 책에서는 마음을 푹 놓을 것 같다. 무심한 듯 장난스럽지만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고 예리한 그림에, 욕망에 관한 이런 양 극단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솜씨는 정말 놀랍다. 클라센은 아마도 이 작품으로 모자 삼부작을 완결 지을 듯하다. 여기서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남아 있을까. 그렇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는 또 다른 모자 이야기가 나온다면 클라센의 팬으로서 환호작약을 아끼지 않을 것 같다. :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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