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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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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청소년문학 111권으로 단요 장편소설 『다이브』가 출간되었다. 『다이브』는 2057년 홍수로 물에 잠긴 한국을 배경으로 물꾼 소녀 ‘선율’과 기계 인간 ‘수호’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펼쳐지는 물속 세계를 뛰어나게 그렸으며, 십 대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감동을 전한다.
사 년간의 기억이 삭제된 채 멸망한 세상에서 깨어난 주인공, 기계 인간 수호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자문하는 지금의 십 대들에게 공감을 선사한다. 또한 과거가 자신을 옭아매는 듯한 기분을 느낀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성장 서사가 이 작품의 커다란 미덕이다. 신인 작가 단요는 『다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과 마주한다. 생생한 묘사와 섬세한 문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미 블라인드 사전서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영어덜트 소설이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힘을 가졌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는 신인의 등장이 반갑다. 물에 잠긴 세계 007 ![]() : 꿈속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디스토피아. 단숨에 읽어 버렸다.
물에 잠겨 버린 청람색의 서울. 산에 올라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 과거를 벗어날 수 없는 어른들과 산이 세상의 전부인 아이들. 끝내 물에 잠긴 도시로 걸어가 버린 어른들 그리고 그 어른을 잃은 아이들에게, 아이러니하고도 필연적인 존재 수호가 나타난다. ─진짜 생선 같다. 공기통도 없이 그냥 잠수했다가 그냥 나오고. ─생선이 뭐야. 물고기라고 해야지. ─뭐가 달라? ─생선은 죽은 거, 물고기는 바다에 살아 있는 거. 삶도 죽음도 겪어 본 수호는 삶도 죽음도 아닌 상태로 존재한다. 어디서나 아프고 외로웠을 수호가, 세상 끄트머리에서 사랑을 찾았으면 좋겠다. : 내가 디스토피아를 읽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바로 『다이브』의 선율과 수호처럼. 모든 것이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린 세상에서 그들은 고여 있지 않고 흐르기를 택한다. 아이들은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 물결을 가르며 과거를 직시하고, 대화를 나누고, 손을 맞잡으며 미래로 향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관한 이야기다. 마침표 후에 나오는 첫 주어와도 같은 이 이야기를, 삶의 물결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아이들을 꼭 따라가 보길 바란다. 책장을 덮고 난 뒤에야 내가 늘 이런 이야기를 기다려 왔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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