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영화 「벌새」 감독)
: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품고 산다. 평온한 한낮에 마음은 과거의 붕괴를 재경험한다. “그날의 습도, 온도, 사이렌 소리, 피비린내, 회색빛 먼지 구름까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언어를 잃는다. 말 그대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다. 칠흑 속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 과정을 글로 남기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작가는 그 일을 완수함으로써 삶에서 붕괴를 경험했던 많은 이에게 언어를 선물한다. 용기와 온기를 내어준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백영옥 (소설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저자)
: 아픔을 이해하게 된 사람은 어둠 속에서 빛이 아닌 더 큰 어둠을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적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해양안전법·소방법 등이 변화했다는 걸 아프게 깨달았다. 이때 비극의 역사는 역설적으로 안전의 역사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에겐 빚이 있다. 그 빚이 빛이 되는 법에 대해 이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삼풍 생존자인 그의 목소리가 내겐 단단한 문장을 넘어선 사회적 증언이고,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이며, 아픔이 길이 되는 법으로 읽힌다. 당신도 그러하기를, 그렇게 가닿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