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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에 소개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애서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서재 결혼시키기』 저자 앤 패디먼의 데뷔작이다. 훌륭한 에세이스트로 명성이 높지만, 패디먼이 걸출한 르포르타주 작가이기도 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민자 가족과 미국 의료 체계 사이의 갈등을 9년에 걸쳐 민감하고 예리하게 옮긴 『리아의 나라』다.

이 책은 출간된 해에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현재까지도 미국 의대 필수 교양도서로 채택되어 널리 읽히고 있으며, 2019년 《슬레이터》 선정 ‘지난 25년간 출간된 최고의 논픽션’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에는 2010년 번역 소개되었는데, 출간 당시부터 섬세한 의료인류학적 성찰로 의학도와 간호학도에게 널리 읽혔으며 절판 이후에도 눈 밝은 독자들에게 여러 차례 재발견되며 복간 요청이 꾸준히 이어진 책이다.

이번에 새로이 출간되는 『리아의 나라』는 사실관계에 관한 저자의 전면적인 수정과 새로운 후기를 더한 15주년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1980년대 미국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2022년 지금, 다른 문화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전면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다시금 펼쳐보는 일은 더없이 시의적절하다. 패디먼은 뛰어난 균형 감각과 사려 깊고 따뜻한 시선으로, 문화와 문화가 만날 때 발생하는 권력의 역학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사이를 매개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모색한다.

김현경 (인류학자, 『사람, 장소, 환대』 저자)
: 앤 패디먼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처음에 그는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을 무대로 뇌전증을 앓는 어린 소녀와 영어를 못하는 부모, 그리고 이들에게 약 먹이는 법을 가르치려고 애쓰는 미국 의사들을 보여준다. 이어 이 가족이 어쩌다가 미국에 왔는지, 그들이 왜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지를 설명하며 라오스의 고원지대, 난민캠프, 캘리포니아의 몽족 공동체를 차례로 조명한다. 동시에 전쟁, 인종차별, 문화 간 갈등, 현대의학과 타자의 문제로 주제를 확장한다. 좋은 책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모두 갖춘 책이다. 유려한 번역 덕택에 마술처럼 책장이 넘어간다.
: 미국 의료체제와 몽족 치유 주술 간의 폭력적인 왕복 운동 사이에 끼인 몽족 난민 아동 리아. ‘비문명적’ 존재로 낙인화되어 언어와 대표성을 박탈당한 난민은 어떻게 자신과 가족의 신체 결정권을 가질 수 있을까? 저자는 권력의 비대칭성이 수반되는 문화 간 만남에서 고통받는 리아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자고 호소한다. 그곳은 문화, 정체성과 질병이 배제와 혐오의 근거로 활용되지 않는 ‘공동의 세계’다.
김준혁 (의료윤리학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 처음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책을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의료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읽었다. 그러나 책의 목표는 다른 곳에 있다. 이 책은 사이에 문화의 높다란 장벽이 있어 소통할 방법을 모르던 부모와 의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 아이를 소중하게 여길 때 발생하는 비극을 그린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서로가 이해의 자리로 나와야 하고, 뛰어난 통역이 필요하다. 『리아의 나라』와 같은 그런 통역 말이다.
애비 프룩트 (《뉴스데이》)
: 서정시의 우아함과 스릴러의 긴장감을 갖고 쓴 매우 인간적인 인류학 보고서.
로버트 콜스 (하버드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인간 삶의 한 현장을 면밀히 살핀 뒤 남들에게 전달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작가들이 있다. 제임스 에이지나 조지 오웰처럼 말이다. 앤 패디먼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캐럴 혼 (《워싱턴 포스트》)
: 불편한 공존을 해야 하는 두 문화에 대해 영감을 주는 흥미진진하고 특별한 탐사 보도다. 이 책이 특히 놀라운 점은 두 개의 전혀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치우침 없이 정밀하게 포착해냈다는 사실이다. 모든 이슈에 대하여 양측의 입장을 냉정하고 무심하게 보려는 공평함이 아니라 온정과 열정을 갖고 껴안으려는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탁월한 문화인류학 보고서다. 우리의 시야를 트여주고 잘 읽히며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2년 9월 16일자 '책꽂이'
 - 문화일보 2022년 9월 16일자 '이 책'
 - 중앙SUNDAY 2022년 9월 17일자 '책꽂이'
 - 경향신문 2022년 9월 16일자 '새책'
 - 세계일보 2022년 9월 17일자

최근작 :<리아의 나라>,<세렌디피티 수집광>,<서재 결혼 시키기> … 총 34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 … 총 71종 (모두보기)
소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왜 쓰는가』 , 『위건 부두로 가는길』, 『울지 않는 늑대』, 『인간 없는 세상』, 『핸드메이드 라이프』 등이 있다.

반비   
최근작 :<돌봄이 이끄는 자리>,<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등 총 86종
대표분야 :한국사회비평/칼럼 16위 (브랜드 지수 12,59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