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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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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별’적이면서 가장 ‘독창’적인 진중권의 그림 읽기. 우리 시대 오래된 친구 ‘미오’로 불리는 <미학 오디세이 1, 2, 3>을 비롯하여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서양미술사 1> 등으로 예술적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진중권. 그가 자신의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그림 컬렉션이자,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들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가 책이라는 시공간에 전시한 12점의 그림은 미술사 속에서 ‘타자’로 인식되어온 예술가와 작품들이다. 초현실주의, 르네상스, 광우, 자기성찰, 해석의 문제 등을 담아낸 그만의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그림 읽기’이다. 그의 영혼에 울림을 준 12점의 그림. 그것은 작품이 숨 쉬었던 시대의 우울과 개별 예술가의 삶, 그리고 당대의 사회문화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한 달 전 중앙대 마지막 강의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화가의 자화상과 나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강의는 7장 '사라진 주체'에 오롯이 담겨 있다. ![]() : 나는 평론이라는 형태의 글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무엇인가를 평할 수 있는 문화 수준과 지적 수준에 도달한 그런 고상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내가 책에 대해 쓰는 글은 독후감 혹은 감상문이다. 나는 구할 수 없는 책이 아니라면 돈을 주고 책을 사려 하고, 일단 그렇게 산 책의 저자는 존경하려고 한다. 그는 분명히 나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가 가진 지식과 느낌, 그것을 온전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존경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책을 소화하려 하고, 독서 분량을 최소한 하루에 두 권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진중권의 <교수대 위의 까치>는 첫 페이지를 읽고 바로 변소로 갔다. 한 번에 읽기에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읽은 책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는 ‘우리 또래의 학자 중 가장 멀리 가 있는 사람이 어쩌면 진중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2개 그림으로 이만큼 재미있게 그리고 이만큼 자상하게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해석하라! 그리고 즐기라! 그가 우리에게 준 명령이다. 대학에서 쫓겨나는 순간, 그가 촘촘히 적어 내려간 이 책은 온갖 도그마와 교조주의로부터 예술과 학문을 독립시키라는 해방 선언이며, 이 그림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그 자신의 삶을 하나의 그림 작품으로 우리에게 던져놓은 셈이다. 그가 늘 주장하는 ‘이미지’는 텍스트 형태로 그가 구현해놓은 일종의 메타 이미지이며 동시에 메타 텍스트인 셈이다.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21세기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혹은 새로 시작하는 2010년대라는 ‘디세니(‘10년간’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골몰하고 있었다. 진중권의 책은 내가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누구든지 저와 같지 않다면’이라는 장에 나온 소년의 모습은 나의 머릿속에도 오랫동안 잔상이 남았고, 어쩌면 그 표정은 진중권에게서 자주 보았던 것이기도 하다. 진중권은 우리를 도그마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여행 중이다. 이 책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해방의 유쾌함을 느끼기를 바라고, 나는 진중권의 여행이 명랑한 진리에 닿기를 바란다. (자료협조:시사IN) : 기발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사고, 독창적인 예술적 존재감으로 시대의 우울을 개별적이면서 유쾌하게 우회하는 미학자 진중권! 그의 영혼을 울린 12점의 그림을 만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09년 10월 9일자 -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선정한 2010 추천도서 '청소년 예술.문화.체육.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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